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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 외국인말하기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다.
05-05-30관리자15,456회

*제8회 전국외국인 말하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다.

 

지난 5월 17일 경희대에서 주최한 제8회 전국외국인 말하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기쁜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문화체험'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서 예선을 통과하고 실시한 본대회에서 최우수상은 경희대에서 수학중인 인도네시아학생이, 우수상은 남편이 받았는데 상금은 30만원이었답니다. 제목은 '한국의 산을 오르며'로 저를 만난이후 결혼생활을 하면서 체험한 한국문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음은 이야기대회에 출전한 내용 전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네팔사람 라케스 다말라입니다. 한국인 아내를 따라 한국에 온 지 어느덧 일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대전에 있는 한남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히말라야에서 트레킹 가이드를 하고 있었습니다. 꼭 3년 3개월 전에 그곳으로 한 한국여자가 여행을 왔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그 여자가 예뻐보이기 시작했고, 저는 장난처럼 “미스 최은주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 여자는 제게 바람둥이 같다고 했습니다. 풍습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네팔과 한국의 거리도 멀어서 불가능하다고요. 그러나 “누구나 사람이에요. 풍습이나 언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라는 저의 말로 우리는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함께 살다보니 풍습이나 사고방식이 달라서 가끔은 어렵고 가끔은 재미있습니다. 아직도 우리집 아침식사는 남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입니다. 저는 과일과 네팔차를 마시고 아내는 밥을 지어먹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저는 한국에 와서 먼저 산악회에 가입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내장산, 한라산 등을 올랐습니다. 한국의 산은 네팔의 산보다 높지는 않지만 산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운 내장산의 단풍에는 저의 아내에게만큼 푹 빠졌습니다. 처음에 저는 ‘단풍’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네팔엔 단풍이 없기 때문에 단풍이란 단어도 없으니까요. 산에 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한국인의 특성과 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산행을 할 때 정상에 빨리 도착하려고 합니다. 주변의 경치를 보다보면 저는 늦곤 합니다. 또 먹거리에 큰 의미를 두고 음식을 많이 준비해 옵니다. 처음 산에 가던 날 저는 아내가 준비해주는 도시락을 필요없다며 샌드위치만 준비했는데, 그 날 다른 사람들이 가져온 다양하고 많은 음식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아저씨들이 저에게 “형님이라고 불러봐!” 아주머니들은 “누나라고 불러봐!”라고 하며 음식을 나누어 주었을 때 반말이었지만 따뜻한 정이 느껴졌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하면 먼 곳의 음식점도 잘 찾아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식당에 자주 가지만 항상 생각하는 것은 음식을 너무 많이 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버리는 음식을 볼 때마다 너무 아까웠습니다. 집에 손님을 초대할 때도 음식을 많이 준비하여야 손님 대접을 잘 하는 것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아내는 버리는 음식보다 마음이 더 소중하다고 했지만 네팔에서는 너무 많이 차리면 “돼지로 생각하나?”하며 불편해 합니다. 네팔의 풍습은 조금 차리고 다시 주는 것입니다.

  산에 다니다 보니 한국산에는 무덤이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조상을 섬기는 것은 좋으나 산의 좋은 위치에 있는 무덤의 관리와 늘어나는 무덤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저의 나라는 거의 화장을 합니다.

  한국에서 지낸 1년, 한국 음식이 너무나 좋아졌고 산과 사계절도 사랑합니다. 무엇보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정은 가장 큰 추억이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남편은 한남대교수님들께서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성심성의껏 지도해주시고 도와 주셨다며 무척 고마워하였습니다. 받은 상금으로 고급반친구들과 선생님들과 함께 식사도 하였고 아들에게 선물로 옷도 사주었답니다.(아내인 저에게는 만원도 안썼는데..^^)

  <수상후 기념촬영>

 

 

  <교수님, 고급반친구들과 함께>


 

댓글목록

구윤호님의 댓글

구윤호 작성일

이제야 읽어보게되어 반갑고 또 미안합니다. 라케스씨.. 제가 말씀드렸듯이 당신은 알게될수록 더욱 거대해지는 사람입니다. 당신을 만났다는 것이 제겐 마차푸차레를 직접 본 것 만큼이나 다행스럽고 기쁜일입니다. 꼭 다시 만납시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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