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결혼생활 10년째. 우리 사이에 보석같은 아들 둘을 두었고 나는 복직을 하여 학교에 근무하며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홈페이지가 어찌 되어가는지 도통 들여다볼 여가가 없이 바쁘게 지내왔다. 지금도 졸린 눈을 비비고 있는 중.. 남편을 아는 모든 분들이 홈페이지를 개선하라는 압력하에 아는 선생님의 도움으로 개선이 되고 보니, 나도 한 줄 글을 올려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몇 자 적어본다. 지금까지 남편과 살아보니 남편은 첫째, 선량하다. 둘째, 자기일에 욕심이 많고 성취욕이 대단하다. 셋째, 아이들에게 한없이 너그럽고 자상하다. 넷째, 아내를 점점 이해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은 네팔에서는 주로 사람을 부리는 것을 좋아하나, 한국에 오면 부릴 사람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바삐 지내는 것을 보며 연민이 들어서인지 집안일을 솔선수범한다. 설겆이, 청소, 애들간식먹이기, 심지어 빨래개기까지 등등.... 큰애가 갓난아이였을 때 응가하고 난 후 엉덩이를 물로 씻기 전에 남편이 먼저 한 일은 자신의 손톱을 깎는 것이었다. 정말 웃겨서 지금도 잊지 못한다. 또 네팔에서 살 때 부엌에 들어와 설겆이를 도와준다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부엌문을 잠그는 것이었다. 왜그러냐니까 다른 사람들이 보면 체면이 구겨진다나??? 지금도 네팔에서 지낼 때는 왕처럼, 한국에서 지낼 때는 시종처럼 하는 남편을 보면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네팔에서 지낼 때와 똑같이 한다면 너무 얄미울 것 같기도 하다. 올해로 교직생활 20년째, 나는 이쯤해서 우리가족이 한 곳에 모여 다함께 살아야하지 않을까를 깊이 생각해보고 있는 중이다. 남편이 집에 머무를 때 달라지는 집안의 화기애애한 공기, 부재중일 때 느끼는 허전함이나 애들에게 아빠라는 존재감을 줘야한다는 당위성을 들며, 아이들에게 이제 머지 않은 날에 네팔에 가서 아빠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익혀야하지 않겠냐며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기대와 바람, 사랑을 먹고 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멋지고 의젓한 큰아들과 구김살없이 밝고 영민한 작은아들이 매일 실랑이하고 함께 공부하면서 저녁마다 우리에게 행복의 기쁨을 안겨주는 지금이 참으로 좋다. 우리를 아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로 우리 가족은 항상 힘을 얻고 서로 사랑하며 잘 살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