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아이들(레이먼, 리오)과 사촌형의 합동 성년식이 있었습니다.
네팔의 남자성년식을 보통 8~12살사이에 하는데, 시댁장손이 21살임에도 아직껏 하지 못하여
한국에서 네팔로 이주(2015년 3월 18일)하자마자 우리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성년식의 명칭을 Bratabandha라고 하는데, 이 의식을 거쳐야만 아들이 힌두교식 장례를 주관할
수 있게 된다고 하며, 결혼보다도 더 큰 의례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성년식은 보통 3일에 걸쳐서 이루어지는데, 첫째 날은 전야제의 의미로써, 힌두교사제 14명이
와서 조부모를 중심으로 9시부터 5시까지 종일 힌두경전을 읽으며 기도를 올리고, 밤까지 가족
들을 중심으로 기도를 합니다. 마무리는 불을 피워 장래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제 몫을 다하도록
기원합니다. 종일 기도해주니 없던 복도 들어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집마당에 설치한 작은 간이사원(?)에서 경전을 낭송하고 기도하는 사제들의 모습입니다.
둘째 날은 일가친척과 가족, 이웃을 초대하여 성년식을 치루는 날로, 아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세시까지 식사도 거르고 의식을 행하게 됩니다. 의식 중간에 두 차례 목욕을 하게 되며, 삭발과정
(우리 아이들은 머리를 조금만 자름), 독립하여 탁발하러 나서는 아이들에게 가족, 친지, 이웃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쌀, 과일, 돈, 꽃을 주는 과정, 성인이 되었음을 알리는 착복식과 이를 알리는 거리
행렬과정 등을 거치게 됩니다. 이 날은 외삼촌이 탁발하러 나서는 아이들에게 바구니를 들려주고
선물을 주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한국에서 작은외삼촌이 와 주었습니다.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도 불러 흥을 더해줍니다.
의식을 치르고 이제 독립하여 탁발하러 나서는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바구니에 쌀과 꽃, 돈을 줍니다.
식이 끝난 후 사촌형이랑 외삼촌과 함께
마지막 날은 저녁에 아는 분들을 모두 초대해 성년이 되었음을 알리고 식사대접 및 파티를 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축하의 의미로 손님들이 카타(목에 두르는 천)와 축하금을 줍니다.
많은 분들이 와서 축하를 해주며 행복한 앞날을 축원해줍니다.
가족, 친척들 기념사진
시숙과 남편
아직 이른 나이에 성년식을 치렀는데 진짜 어른이 되었다기보다는 남자사람으로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하는 남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네팔 성년식을
외국인의 눈으로, 엄마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나라나 있는 오랜 문화와 전통은 그 자체로도 가치있고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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