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여행후기
  • 이야기나누기
  • 여행후기
여행후기
푼힐 트레킹 1일차
04-10-01이근우2,848회


자질구레한 것까지 써서 괜히 눈만 피곤한 건 아닌지....

저 남녘 마산을 비롯해 대전 원주 철원 의정부 그리고 서울에 흩어져 저마다의 삶의 터전을 가꾸고 있는 친구들이 목적 하나를 위해 공항에 모였다.

안나푸르나의 품에 안기는 것.....

몇 년을 함께 준비했으면서도 사정이 여의치 못해 그저 배웅을 나온 친구들과 미안함과 서운함의 인사를 나누고 일행은 비행기에 탑승했다.

2월 1일 일요일
10시 50분 상해행 OZ335 편 이륙, 창공을 가르며, 때로는 구름 속을 헤치며 상해 푸동공항에 도착한 시각이 12:35(중국시각 11:35).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예정한 대로였다.

그러나 카트만두까지 가야 할 Royal Nepal 항공의 RA412 편은 마치 우리를 시샘이라도 하는 듯 했다. 기상악화를 이유로 운행지연안내문을 내걸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제시간에 뜨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란다. 우리 일행은 처음엔 그저 몇 시간 늦는 것이겠거니 하며 새벽에 설친 잠을 공항 대합실에서 자다가 급기야는 오늘 갈 수는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에 우려가 현실로.... 비행기 운행은 다음 날 오전 7시에 뜨기로 했단다.

여행을 하다 보면 짜여진 여정에서 벗어나 전혀 엉뚱한 하루를 맞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자위하면서 상해에서의 하룻밤을 즐기고자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내일은 모쪼록 NEPAL행 비행기가 순조로운 비행을 하기를 기원하면서.

중국을 수시로 드나들던 대원 1(11명의 일행 중 글에 기록되는 순서대로 일련번호를 붙임)의 지인이 마침 상해에 있어 기민하게 연락을 취해 그의 도움을 얻어 상해를 관광하기로 했다.
일행은 17시 30분(중국 시각)에 화물을 미리 탁송하고, 18시 30분 푸동공항에서 차량 두 대에 분승, 곧게 뻗은 길을 시속 120∼130km로 내질러 달려 상해 시내에 입성했다. 중국 땅덩어리가 넓다는 거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새삼 감탄스럽기 그지없다.
시내 한가운데에 위치한 대형음식점에서 다양하고도 진기한 중국음식으로 포식을 한 후, 상해의 맨하탄 같은 곳을 찾았다. 포동의 하이얏트 호텔 58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황포강 건너편의 야경과 손에 잡힐 듯한 동방명주(東方明珠)- [상해에 있는 방송탑의 명칭.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동방의 밝은 구슬」이라고 할 수 있으니 방송탑의 이름치고는 훌륭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TV안테나 탑이지만 그 내부에는 호텔, 식당, 오락실 등 온갖 시설이 다 들어 있으며 특히 상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는 대단한 명소임]도 인상적이었지만, 강밑 지하차도로 건너와 와이탄(外灘)-[전체 길이가 약 1.7㎞, 19세기 고딕양식과 바로크식, 로마식, 고전주의식, 르네상스식의 웅장하고 다양한 서양식 건축물들이 병풍처럼 서 있어 세계 건축 박물관’이라고 불림]에 서니 강건너의 고층건물들의 웅장한 모습들이 색다르게 보인다. 누군가 말하기를 상해를 보면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보인다고 했던가?
현대물질문명의 거센 변화를 거스르지 않고, 아니 오히려 기꺼이 적극적으로 받아 들이며, 중국은 용틀임하고 있다. 이미 벌써 세계 질서 형성에 있어서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 강대국이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 한국이 더 작게 느껴짐은 서글픈 일이다.

한겨울의 매서운 기가 한 풀 꺾이긴 했지만 밤의 강바람은 제법 쌀쌀했다.
공항근처의 숙소에 도착하니 11시 30분. 항공기 운항이 내일 오전 7시로 연기됐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접하기까지의 무료했던 대여섯 시간의 답답함을 뜻하지 않았던 멋진 상해의 야경감상으로 상쇄시키고 다음 날의 스케쥴은 차질없기를 바라며 여행의 첫 밤을 보냈다.

 

1096633429.jpg

상해의 식당에서

1096633508.jpg

東方明珠

1096633615.jpg

상하이의 마천루

1096633693.jpg

外灘거리의 야경

1096633721.jpg

황포강 건너편에서 본 동방명주와 마천루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