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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푼힐 트레킹 2일차
04-10-01이근우3,085회

2월 2일 월요일

고급호텔은 아니었지만 금강지성(錦江之星)은 그럭저럭 하룻밤을 편히 보낸 일행은 일찍 눈을 떴다. 숙소에서 함께 묵은 RA 항공사 직원 - 늘 취한 듯한 모습이다. 그 넓은 공항 내에 사무용 창구 하나 없는 가난한 항공사 직원의 비애에 젖어 있는 듯 - 과 함께 서둘러 공항에 도착, 출국 수속을 끝내고 이마 한가운데 붉은 반점을 붙인 여승무원의 인사를 받으며 RA412편 비행기에 오른 시각이 08시 30분.

좌석은 여유가 있어 여기저기 흩어져 편안한 자세를 취한 후, 이젠 비로소 안나푸르나의 품속에 안길 수 있구나 하는 안도감에 다시 잠이 들었다. 두 시간쯤 지난 후 기내식으로 시장기를 채운 후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문득 창 밖을 보니 아스라이 멀리 히말라야가 시야에 들어왔다. 흰 구름을 발 아래 깔고 푸른 창공을 배경삼아 우뚝 솓은 설산의 파노라마가 여행자의 기분을 한 껏 들뜨게 한다. 손으로 잡힐 듯 하면서도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위용의 히말라야.... 저 변함없는 만년설의 봉우리들로 말미암아 얼마나 많은 알피니스트들이 성공과 희열을, 그리고 실패와 좌절을 느꼈을까를 생각하니 새삼 경외스럽기 그지없다.

6시간 남짓 비행 끝에 NEPAL 시각으로 12시 45분 카트만두 공항에 착륙, 일행은 벅찬 가슴으로 NEPAL에 첫발을 디뎠다. 공항에 마중 나온 에코네팔의 장정모 사장의 기운찬 영접을 받으며 숙소로 직행했다.

이국에서의 첫 인상은 그것이 선진국이든 저개발국가든 신기롭기 그지없기 마련이다. 차선이 아예 없는 자동차 길을 수많은 행인들이 걷고 있어 여행사 사장에게 물어보니 전 시내가 파업(번다) 중이란다. 그래서 운행 중인 차량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며 쏜살같이 달려 일행들은 일순간 긴장하기도 했다. 길가의 대부분의 상점이 철시한 것도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한국에서의 가정집 식사와 다름없는 매우 훌륭한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 일행의 트레킹 안내를 맡을 라주 파우델과 함께 카트만두 시내구경에 나선 시간이 15시 경. 관광객들이 주로 온다는 타멜 시장 그리고 재래시장인 아산 시장 -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좁은 골목길에 풍악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막 결혼한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행렬이란다. 즐겁고 행복한 표정들... 여행객에겐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진풍경이었다. 라니포카리 호수를 끼고 돌아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길거리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사람이 우리 일행을 집요하게 따라오며 불쾌하게 느낄 만큼 물건 사기를 강요하다시피 한다. 날씨는 걷기에 적당한 온도였고 겨울답지 않게 햇빛도 따사롭다.

숙소로 돌아온 시간이 18시.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숙소의 안살림을 도맡아 처리하는 사모님은 그동안에 우리 일행의 저녁식사를 준비했는데 그야말로 진수성찬. 한국에서보다 더 훌륭한 저녁메뉴였다는데 이견이 없었으며 식사 후 네팔 토속주인 뚱바를 서비스로 내 주어 일행 중 애주가들의 입이 더욱 흐뭇했다.

이제 이튿날부터 시작될 트레킹과 관련해서 여행사 사장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각자의 짐을 재정비한 시간이 한 시간 남짓, 자정이 다 되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이 트레킹이 일행 각자에겐 어떤 의미일까, 어떤 풍경일까, 어떤 이들을 만날까, 또 고산증세나 없을까, 그리고 과연 내가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설렘과 걱정으로 잠은 쉽사리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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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본 에베레스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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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본 에베레스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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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국제공항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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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식당앞에서 "라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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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으로 한산한 타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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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어린이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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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바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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