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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네팔-12.전편
05-05-17바람처럼2,818회

< 1/21 : 어젯 밤에 무슨 일이?  >


얼마나 잤을까?

새벽녘에 후다닥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밤 김선생님 방의 소파에 앉은 후…어떻게 침대로 왔지?

멍하니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아 차 필름이 끊겼구나.

아이쿠 이 일을 어째?

디카도 충전을 안했구나, 이런…어젯밤에 디카를 두고 돌아왔네.

급하게 출입문을 여니 바깥으로 문이 잠겼다.

낌 세가 심상치 않다.

창문을 넘어 문을 열고나니 걱정이 앞선다.

얼마나 취했으면 바깥에서 문을 잠궜나…?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데 디카를 찾으러 가니 아무 것도 없다.

두서없이 돌아와 보니 한쪽 구석에 강선생이 얌전히 치워 두었네.


대체 어젯밤 김 선생님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지?

강선생을 깨워 물어보니 씨-익 웃기만 하고…광주 여선생님들도 “괜찮으세요?”미소만 띤다. 아니 보는 사람마다 “괜찮으세요?”가 아침 인사다.

서울 김 선생님은 “분위기 맨! 어제 참 좋았어. 괜찮아.”

식당 입구에서 만난 한 젊은 외국인은 악수를 청해 잡아 흔들며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우며 영어로 뭐라고 지껄이는데 한마디로 알아듣지 못 했지만 “어젯밤 당신이 최고였다”는 표현인 것 같다.

식당 현관을 막 들어서는데 캐나다 할매가 피안대소를 하며 아는 채를 하고 노여운 표정의 할배가 배경으로 서 있다.


아침을 드는 둥 마는 둥 카누를 타고 악어를 구경하고, 코끼리 사육마을을 돌아보는데 코끼리는 다른 동물과 달리 젖이 사람처럼 가슴에 달렸단다. 그러고 보니 어미의 젖가슴이 영판 사람처럼 생겼다.


은근슬쩍 어제 일을 물어보니 술자리라 그런지…사람마다 주변 상황만 알고 서로 표현도 다르고 종잡을 수 없다.

문 교수의 아슬아슬 했다는 말은 캐나다 노부부 이야기이고,

조 선생님은 전혀 다른 소리고…? 모두들 취중이니…

문 선생은 사진에 증거물이 있다나?

허참! 필름이 끊긴 것은 확실한데…모두들 다른 소리니 알 수도 없고…


오후에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길은 도로 정체가 여전히 심해서 치트완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카트만두 공항으로 단숨에 날아갔다.

석양 무렵 마지막 숙박지인 나갈콧 Nagarkot의 해발 2,100 M 언덕에 위치한 Hotel Category에 도착했다.

호텔 옥상이 바로 전망대인데 주변의 산등성이가 모두 건물로 가득 차 마치 건물의 숲 같다.

잔뜩 낀 구름으로 석양은 또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저녁 식사 때 까지 시간이 남아 호텔 주변에서 선물도 사고 이리저리 섞여 어젯밤 파티에서 마신 네팔 위스키와 치킨요리를 맛보기도 했다.

“뚱바”를 맛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광주 김 선생으로 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은 것은 이 무렵이다.

“어젯밤‘타루 전통 민속춤’공연과‘멧돼지 바베큐 파티’후에 저녁 준비가 되어서 들어가 보니 진짜로 맛있는 바베큐 부위가 그때 나왔는데, 이미 배가 불러서 고스라니 손도 대지 못하고 남겨 너무 아까웠다”고 한다.

“어! 아닌데…식당에선 잠시 앉았다가 그냥 나왔는데…”

내 말에 김 선생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마! 장 선생님 저녁을 그렇게 맛있게 드셔 놓고선…?”

이게 무슨 소리야?

“안 그래도 라케스 그 친구 참 싱겁다고 여겼는데…저녁을 먹었다고요?”

김 선생이 어이없다며 호호 웃는다.

비로소 끊긴 필름의 진상을 들을 수 있었고, 머릿속엔 일대 혼란이 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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